완벽한 자연물
(Perfect natural object)
완벽한 자연물은 시들지 않고 늙지 않는다. 병들지 않으며 해충이 꼬이지도 않는다. 그러한 자연이 존재할 수 있을까? 생물의 특성을 이해하지 않고 완벽을 추구할수록 자연스러운 것을 미흡한 대상으로 여긴다. 그렇기에 자연을 대체한 인공물들은 자연물의 형상을 흉내 내고 있다. 관리가 필요 없는 인공 잔디 그리고 꽃과 나무를 흉내 내는 조화들은 우리의 생활 터전 안에서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도시’라는 인간이 건설한 인공 자연 속에서 살아간다. 삶 속에서 자연과 멀어질수록 자연의 특성을 경험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오랜 시간 생물을 판매하는 꽃집에서 근무하며, 자연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충돌하는 경험을 겪었다. 꽃잎 속에 숨어있는 애벌레를 발견하고 불쾌감을 드러내는 사람들. 그리고 식물 잎사귀에 붙은 거미를 발견하고 거부감을 드러내는 사람들. 꽃과 식물을 가까이하면 벌, 나비, 진딧물 등 다양한 곤충이 모여든다. 다수의 사람들은 자연을 가까이 하기를 원하지만, 생물이기에 받아들여야 하는 불편함은 회피한다. 그들은 시드는 것, 벌레가 공존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가짜 꽃인 조화를 선택한다. 그러나 조화는 꽃의 향기와 생명력을 품을 수 없기에, 차선일 뿐 만족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시들지 않는 완벽한 자연물을 꿈꾼다.
나는 그것을 비판하거나 동조하려는 것이 아니며, 자연과 인공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욕망을 드러내고자 한다. 자연을 향한 인간의 갈망은, 자연을 흉내 내는 인공물로 형상을 드러낸다. 영구적이며 시들거나 썩지 않는다. 매끈한 재질에 단단하며, 플라스틱 혹은 세라믹같이 보인다. 이것은 인공물이 흉내 내는 완벽한 자연물이지만, 그 어떤 생물보다도 인위적인 모습으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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